미사일 쏘는 북한의 명절, 김일성의 생일 '광명설절'
최근 북한이 열병식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북한의 주요 기념일 중 하나인 인민군 창건일(2월8일)과 김정일 생일(2월이 코 앞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북한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광명성절'로 칭하며 민족 최대의 명절로 여기고 있습니다. '태양절'로 지칭하며 마찬가지로 대대적으로 기념하고 있는 김일성의 생일과 마찬가지죠.

'태양절' 김일성 생일, '광명성절' 김정일 생일
김일성 생일은 50회 생일인 1962년부터 임시공휴일로 지정됐고, 1968년부터는 정식 명절 공휴일로 지정됐습니다. 1972년 환갑을 계기로 민족 최대의 명절로 격상되기도 했죠. 1997년에는 앞서 말씀드린 '태양절'이 제정됐습니다. 김일성의 생일은 4월 15일부터 16일까지 휴무일입니다.
김정일의 생일은 33회 생일인 1975년 2월16일부터 임시공휴일로 지정됐고, 그 다음해인 1976년에는 정식 명절 공휴일로 지정됐습니다. 1986년부터는 생일 다음날까지 공휴일로 연장했고, 1995년부터 민족 최대의 명절로 격상됐습니다. 2012년 '광명설절'로 격상돼 제정됐고요. 북한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고 해서 충성 편지 이어달리기, 예술 공연, 체육 행사, 그리고 토론회와 전시회 등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 사망 후에도 생존했을 때처럼 같이 생일기념 행사를 다양하게 개최하고 있기도 합니다. 모두 백두혈통 우상화 작업의 일환이죠.
한편, 북한에서는 민속명절보다는 국가 명절이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특히 명절 중에서 중요한 명절은 사회주의 7대 명절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김일성 생일(4월15일), 김정일 생일(2월16일), 국제노동자절(5월1일), 정권창립일(9월9일),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 해방기념일(8월15일), 헌법절(12월27일) 등입니다.
한편, 북한의 명절은 노동 여부와 의미에 따라 쉬는 날, 휴식일, 기념일로 나뉘기도 합니다. 쉬는 날은 노동하지 않는 날로 설, 김일성 생일(4월15일), 김정일 생일(2월 16일), 인민군 창건일(2월8일), 국제노동절(5월1일),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 해방기념일(8월15일) 등이 있습니다. 휴식일은 그날은 쉬지만 앞뒤 일요일에 보충 노동을 하는 날로 음력설, 추석 등 민족명절이 이에 속합니다. 민족 고유 명절을 높게 치지 않는 셈이지요.
북한에서 가장 큰 명절은 김일성 생일, 김정일 생일입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민족명설에 대한 관심이 그래도 높아진 편인데, 민족주의를 강조하면서 민족문화의 전통을 복원한 것입니다. 김정은 체제에서도 전통문화, 전통의학과 관련해 국가급 비물질문화유산을 지정했고, 조선옷과 조선요리에 대한 행사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전통에 대해 강조하고 있지만 비중이 높은 것은 노동당창건일을 비롯한 사회주의 명절이기는 하지만요.

아직 명절로 지정되지 않은 '김정은' 생일
최근에는 김정은 관련한 기념일이 생겨났고 기념행사도 많아졌습니다. 다만 김정은의 생일인 1월8일은 아직 기념일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북한이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를 집중하고 있지만, 재일교포 출신 어머니부터 불분명한 출생지까지 서사를 완성하지 못한 탓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과거 북한은 김정일 생일도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되고 8년 뒤 마흔 살을 맞은 1982년에야 공휴일로 선포했고, 1995년에 ‘민족 최대의 명절’로 공표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지요.
올해 생일에서도 북한 주요 관영 매체들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주요 관영매체에는 김정은 생일과 관련한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김정은의 39번째 생일인 지난 8일 노동신문은 1면 기사에서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이시야말로 우리 공화국의 강대성의 상징이시고 나라와 민족의 운명의 위대한 수호자”라고 김 위원장을 찬양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신념화하고 열화같은 애국심을 체질화한 정신력의 강자들인 우리 인민은 이 땅위에 기어이 국가 부흥의 새시대를 안아오고야 말 것”이라고 충성과 애국을 강조했으나, 생일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신문은 대신 “우리 나라에서는 매월 두번째 주 일요일이 체육의 날”이라면서 “(올해의) 첫 체육의 날을 맞이한 온 나라 인민의 대중체육 열의는 대단히 높다”고 소개하기도 했죠.
김정은이 자신의 서사를 완성하고 자신의 생일을 국가 명절로 만들 날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