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무기들은 어디서 만들어질까, 북한 군수산업
군수산업이 발달한 자강도
자강도는 한반도 북서부, 평안북도의 북쪽에 위치합니다. 동쪽으로는 양강도와 함경남도, 서쪽은 평안북도, 남쪽은 평안남도에 닿아 있습니다. 자강도의 북쪽은 중국입니다. 자강도는 1954년 북한 당국이 평안북도 대부분과 함경남도 일부를 분리·통합해 신설한 곳입니다. 당시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자성군에서 자를, 강계군에서 강을 각각 따와 명칭을 지었습니다. 주요 도시로는 도청 소재지 강계를 비롯해 만포, 희천이 있습니다.
자강도는 자연환경이 무척 척박한 편입니다. 도 면적이 거의 대부분이 산지고, 평균 해발고도가 800m를 넘습니다. 랑림산맥과 강남산맥, 적유령산맥, 묘향산맥이 모두 이 지방을 지나죠. 바다와 닿지 않은 내륙지방인데다 위도와 고도도 높기 때문에 상당히 춥습니다.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알려진 중강진이 자강도 중강군에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남포선이 부설되는 등 철도가 일찍 발전했고, 산지가 많은 만큼 납과 아연, 흑연, 석탄 등 자원도 풍부합니다. 자강도는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등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기 때문에 전략적인 이유로 군수공업이 발달했습니다.
양강도와 자강도를 잇는 만포청년선
만포청년선은 양강도 혜산시의 혜산청년역과 자강도 만포시의 만포청년역을 잇는 철도로 1988년에 완공됐습니다. 북부철길이라고도 불리며 길이는 252km에 이르죠.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중국과의 국경선과 선로가 거의 일치합니다. 말 그대로 북한과 중국의 경계선을 달리는 셈입니다. 만포청년선이라는 명칭은 청년돌격대원들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것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도로나 공장, 기업소 등을 건설하는 대표적인 청년 조직입니다. 만포청년선을 건설하는 데에도 수많은 청년들이 동원됐죠.
자강도의 핵심 군수공업단지 강계공업지구
강계시를 중심으로 전천군·희천시 등을 포함한 내륙 오지의 공업지구입니다. 군수공업 위주의 기계공업지구로 알려져 있다.이 지역은 원래 산간지대였으나, 한국전쟁 때 북한이 여기에 군수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한 이후 군수공업기지로 발전하게 됐으며, 특히 1960년대에는 4대군사노선의 추진과 함께 공장시설의 대부분을 지하화했습니다.여기에는 희천공작기계공장·희천정밀기계공장·강계트랙터공장·천리마타이어공장·9월방직공장 등이 있으며, 1978년에 건설된 5만추의 강계방직공장도 지하에 건설되는 등 대부분의 시설이 지하화돼 있죠.
북한의 AK-47자동소총과 각종 포탄 생산공장을 비롯해 모든 군수공장이 이 지구에 집중돼 있고, 이들 공업을 뒷받침하는 정밀기계공장이 갖추어져 있을 만큼 생산체계가 전문화·계열화돼 있습니다. 공업용수는 압록강 지류인 독로강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운봉·강계·독로강 등의 수력발전소가 주요 에너지 공급원입니다.이 지구는 자체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금속산업시설이 없기 때문에 병기 및 군수품 생산에 필요한 기본소재인 특수강·기계 등은 자체조달이 불가능해서 다른 공업지구로부터 공급받고 있습니다. 군수산업기지라는 특수성 때문에 외부와 차단되고 있으며, 특히 외국인의 방문은 철저히 제한되죠.
이동식 발사대 공장이 있는 자강도 진천군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TEL) 조립 공장도 자강도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외교 전문매체인 디플로매트는 지난 2017년 무평리에서 이동시 발사대 관련 무기생산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디플로매트가 이런 관측을 내놓은 것은, 화성-14형 2차 발사를 위해 구성리에서 무평리로 옮겨왔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디플로매트는 무평리에 조립공장 등 무기공장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실제로 제프리 루이스 등 미국 비확산연구센터(CNS) 소속 연구원들은 2014년 2월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화성-13형'과 2012년 처음 공개된 ICBM급 'KN-08'용 이동식발사대(TEL)조립공장으로 보이는 두 곳을 파악했다고 주장해 관심이 쏠리기도 했죠. 이 매체는 그러나 1차 발사 때 목격됐던 TE가 2차 발사 때 사용됐던 것과 같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미 군사전문가들은 무평리는 행정구역상 전천군에 속하며, 전천군에는 장거리 미사일 기지인 '52기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무평리는 탄도미사일이 발사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 10월4일 합동참모본부는 무평리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이 발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날 아침 7시23분께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돼 동쪽 방향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했습니다. 자강도는 북한 군수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죠.
물좋고, 산 좋은 양강도 자강도는 국수의 고장
자강도의 향토 음식 느릅쟁이국수
자강도지방는 산간지방인 만큼 향토음식 중 국수가 많습니다. 국수가운데서도 느릅쟁이국수라는 것이 유명한데요. 이 국수는 강계, 만포지방의 별식이므로 일명 '강계국수'라고도 불립니다. 느릅쟁이국수는 강냉이가루나 메밀가루에 느릅쟁이가루를 고루 섞어 익반죽하여 누른것으로서 차분하면서도 질기고 구수한 맛이 있습니다. 느릅쟁이는 느릅나무뿌리를 캐고 껍질을 벗긴 다음 바싹 말린 것이죠.
압록강을 낀 자강도의 일부 지방에서는 뱀장어구이도 유명합니다. 뱀장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식찬으로 먹기도 좋고 몸보신제로도 씁니다. 뱀장어구이는 뱀장어를 고추장, 양념에 적셔 진갈색이 날 때까지 구워서 만든 요리입니다. 일부 지방들에서는 강가에 나가 뱀장어를 잡아서는 생채로 꼬쟁이에 꿰서 불에 구워먹기도 합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먹이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하면서 뱀장어를 허약한 어린이들에게 주로 많이 먹이죠.
김정일도 왔다간, 양강도 핫플레이스 압록각
양강도에는 김일성과 김정일도 여러 차례 왔다간 유명 음식점인 압록각이 있습니다. 중국 장백조선족자치현과 압록강의 ‘친선다리’로 이어진 혜산세관의 맞은편을 보면 조선식 기와를 얹은 2층으로 된 건물이 있는데 여기가 양강도에서 유명한 ‘압록각’입니다. 압록각은 양강도 특산물인 감자를 재료로 쓰는 식당이라고 하지만 역시 가장 유명한 것은 감자전문으로 만든 농마국수라고 합니다. 압록각의 감자전분 국수는 온면도 있지만 냉면이 가장 인기죠.
해방 전까지 양강도 도소재지인 혜산시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인접한 국경의 소도시였습니다. 지금의 압록각은 해방 전 국경단속을 위해 일본군이 주둔하던 장소였습니다. 해방 후엔 그 자리에 ‘혜산면옥’이라는 식당이 들어섰습니다. ‘혜산면옥’은 1980년대 말 김정일의 제안에 따라 ‘압록각’이라고 이름을 바꿨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1960년대와 70년대에 양강도를 현지지도하는 과정에 이곳 ‘혜산면옥’에 여러 차례 들려 시원한 감자농마국수를 먹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1963년 8월과 1968년 7월, 1972년 6월, 또 1976년 7월 등 무더운 여름철이면 평양을 피해 공기가 맑은 양강도를 찾곤 하였는데 그때마다 압록각에 들렀다고 합니다. 때문에 압록각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현지지도단위’, ‘사적건물’로 특별히 보존 관리되고 있습니다. 압록각에 가면 김일성이 농마국수를 먹으며 “양강도는 공기도 맑고 물맛이 참 좋은 고장입니다”’라고 말한 내용을 새겨 넣은 ‘현지교시판’이 있다고합니다.
혜산시엔 외국인들이나 중앙에서 내려온 간부들이 머물 수 있는 외국인 호텔이 있지만 6.25전쟁이 끝난 1950년대에는 양강도에 변변한 호텔조차 없었습니다. 그런 관계로 중앙에서 내려온 간부들은 모우 압록각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당시 일제가 지은 압록각의 본 건물은 중앙급 간부들이 여관방처럼 사용하도록 했고 맞은편 압록강 쪽으로 지은 2층 건물에서 냉면과 온면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최현, 림춘추 등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들도 이곳 압록각을 다녀간 인물들입니다.
연건축면적 약 2530㎡인 20여 개의 식사실에서는 감자농마국수 외에도 명태회국수, 가오리회국수, 고기쟁반국수, 농마지짐, 언감자국수, 감자꽈배기, 감자토장국, 언감자떡 등 양강도 특산물인 감자로 만든 요리가 기본 메뉴입니다. 그러나 입록각은 감자농마국수 한 그릇에 북한 돈 6천원이라는 비싼 값으로 하여 돈 꽤나 있다는 부자들만 찾는 식당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최근에는 돈 많고 권세 있는 집 자녀들이 압록각의 식사실에서 한국의 드라마를 보며 결혼식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