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차례 바뀐 북한 '건군절'의 날짜
최근 북한이 건군절을 앞두고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떠들썩합니다. 그렇다면 건군절은 무엇일가요? 건군절은 북한에서 군대를 창설한 날을 기념하는 날로, 2월8일입니다. 북한의 건군절은 그동안 여러차례 바뀌었는데, 원래 1948년 2월8일 정규군 창설일을 건군절을 기념했지만, 김정일 위원장 집권 시기인 1978년부터는 김일성이 정규군의 모태가 된 항일유격대(조선인민혁명군)를 조직했다는 1932년 4월25일을 군 창건일로 정하고 건군절로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로는 다시 실제 정규군이 창설된 2월8일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고, 결국 2018년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를 통해 건군절 변경을 공식화했습니다. 그리고 기존 건군절인 4월25일은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로 부르기로 했으며, 2020년 5월에는 4월25일을 국가명절이자 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충성 강조하며 국방력 과시하는 '건군절'
북한은 건군절마다 인민군과 당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인민들에게 강조하곤 했습니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죠.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은>은 지난해 건군절을 맞아 '영웅적 조선인민군은 우리 당의 영도에 절대 충실한 혁명적 당군이다' 제하의 사설에서 "인민군대는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는 당중앙 결사옹위의 제일 결사대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신문은 "혁명적 당군인 조선인민군은 당중앙의 혁명사상으로 일색화되고 당중앙이 가리키는 한 방향으로만 곧바로 나아가는 사상과 신념의 강군"이라면서 당의 명령에 절대 복종할 것을 주문하면서 "조선인민군은 당의 명령지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결사관철하는 최정예 혁명강군"이라며 "당의 명령에 오직 '알았습니다'로 대답하는 것은 당군 특유의 참모습이다. 우리 인민군대는 당의 명령지시 집행에서 불가능이라는 말자체를 모른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체제 아래서 강화된 국방력을 과시하기도 했는데요.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승의 전략전술과 혁명무력의 최정예화, 강군화노선을 제시했다"며 "탁월한 영도 밑에 우리 인민군대는 정치사상적으로 우월하고 도덕적으로 건전하며 세계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혁명강군으로 존엄을 떨치고 있으며 당군의 위세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건군절을 맞아 곳곳에서 각종 기념행사도 진행됐는데요. 건군절 전날 평양 여성회관에서는 '백두의 혁명정신으로 승리의 전통 영원히 이어가리라'라는 주제로 여맹중앙예술선전대공연이 진행됐고, 각 근로단체들은 전쟁노병 및 '공화국 영웅'들과의 상봉모임을 열었습니다. 옥류관·청류관·평양면옥 등 평양 내 유명 음식점들도 건군절을 기념해 평양냉면과 고기쟁반 국수 등 다양한 메뉴를 마련해 손님들에게 선보이기도 했죠.
건군절마다 진행되는 국방력 과시의 장, '열병식'
건군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열병식인데요. 올해도 건군절을 맞아 열병식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준비 상황은 여러 민간위성에 의해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특히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의 열병식 예행연습 현장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으로 보이는 물체가 포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김일성 광장에는 총 6개의 천막이 설치됐고, 수백 명의 군중이 대형을 이뤄 예행연습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하는데요. 특히 김일성 광장 인근 미림 비행장에서는 700대 이상의 트럭이 동원됐다고 합니다. 특히 길이 약 27m, 폭 6m 크기의 위장막에 가려진 물체가 식별됐는데, 이 물체가 '화성-17형'일 것으로 이 물체는 화성-17형일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 '화성-14형'과 '화성-15형'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번 건군절 행사에 변수가 하나 생긴게 관건입니다. 바로 코로나19인데요. 지난해 8월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북한에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생겼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건군절을 앞두고 평양 출입을 봉쇄하는 등 북한 내 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NK뉴스>는 북한 당국의 포고문을 입수했다며 호흡기 질환 사례의 증가 때문에 전날부터 평양 주민에게 닷새 동안 봉쇄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은 <노동신문>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요. 노동신문은 26일 4면 기사에서 “비상방역사업을 국가사업의 제1순위에 놓고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전염성 질병들의 발생과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 제압하기 위한 노력이 증대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어떤 전염병 비루스(바이러스)도 우리 경내에 새여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역장벽을 철통같이 유지, 공고화하는데 선차적인 힘을 넣고 있다”며 “방역사업에서 나타날 수 있는 허점과 공간들을 대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찮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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