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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분쟁지역

남북 예멘 통일과 후티 반군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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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1980년대까지 분단됐던 국가 예멘

예멘은 1980년대까지 분단된 국가였습니다. 1980년대 중반 구소련 개혁, 개방 정책으로 예멘에서도 통일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하지만 예멘은 남과 북이 역사 문화적으로 다른 길을 걸어왔기에 통합이 쉽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중세부터 부족과 종교적으로 차이가 많은 소왕국이 계속 이어졌고, 이후에는 오스만 제국과 영국 지배를 받으면서 남북 지역 간 이질성이 뚜렷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시바 왕국 후손이라는 자부심은 이들에게 공동체적 동질성을 제공하면서 통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1980년대 중반 남북 국경 주변에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면서 공동 개발이 필요해졌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남예멘은 북예멘의 경제적 도움이 절실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 남북 국민들이 통합을 원하면서 통일 논의는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하지만 통일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남북 내부에서 강경파의 저항이 심했고,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통일에 매우 비판적이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통일을 반대한 이유는 남북 예멘이 통일되면 인구가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많아지고, 홍해 입구 통제권을 예멘이 행사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국내외 많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1990년 국경선이 해체되고 자유 왕래가 허용되면서 1990년 5월 북부 사나를 정치 수도로, 남부 아덴을 경제 수도로 하는 예멘공화국이 선포, 탄생됩니다. 통일 국가 초대 대통령은 북예멘이, 부통령은 남예멘이 맡았고 1991년에는 통일 헌법도 공포됩니다.

그러나 1993년 4월 총선거 후 대통령과 부통령 간 권력 배분 문제로 갈등이 표출됩니다. 이후 부통령이 국정 참여를 거부하면서 1994년 5월 내전이 일어납니다. 이라크와 수단은 북부를, 사우디아라비아는 남부를 지원하면서 내전은 확대되는데요. 이 와중에 알베이드 부통령이 남부를 기반으로 예멘민주공화국의 분리 독립을 선포합니다. 하지만 7월 내전은 북부 승리로 끝나고 예멘은 재통일됩니다. 1999년 9월 살레 대통령이 재선되면서 예멘 국정은 안정됩니다.

예멘 전쟁상황

후티 반군의 등장과 복잡해진 내전의 양상

2000년대 예멘의 정치적 불안정은 북서부 사다주에서 시작됩니다. 2004년부터 북부 지역에서 시아파 세력이 정부 전복을 위한 무장 투쟁을 벌이는데요. 2011년 튀니지에서 일어난 재스민 혁명에 고무된 지아드파 지도자 바드레딘 알후티가 반군을 조직해 30여년 예멘을 통치한 살레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세력을 확장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정부군을 지원하지만 2015년 후티 반군은 대통령궁을 점령하고 살레 후임으로 취임한 대통령 만수르 하디를 축출시킨 후 정권을 차지합니다.

후티 반군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이렇습니다. 후티 반군은 예멘의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 단체로, 자이드파 시아파 반군입니다. 시아파 율법의 정치강림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이름은 안사르알라 (안사룰라). 이들은 수도를 장악한 이후에는 자신들을 정규군(또는 예멘 공화국군)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구 예멘 정규군 출신들이 많습니다. 예멘 내전에 개입한 아랍 연합군과 알 카에다, IS를 ‘위선자’로 지칭합니다. '후티'라는 표기가 널리 쓰이지만 자체적으로는 '안사룰라'라고 칭합니다. 또한 아랍어의 발음 표기에 있어 '후시'라는 표기도 보입니다.

후티 반군의 정권 장악은 예멘 내전을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실각한 하디 전 대통령은 본인이 합법적인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며 아덴을 임시정부 수도로 정하고 후티 정권을 상대로 내전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시아파 후티 반군과 적대적인 관계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등이 연합군을 편성해 하디 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내전에 참여합니다. 이후 알카에다가 예멘으로 들어와 중부와 남부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하면서 후티 반군과 대치하게 되고 IS도 내전에 참여해 내전 상황은 세 개의 세력으로 확대됩니다.

예멘은 현재 북부 후티 반군권, 남부 하디 정부로 다시 분단된 상태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연합군은 수니파 하디 정부를, 이란과 헤즈볼라 등은 시아파 후티 반군을 각각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알카에다와 IS까지 합세해 복잡한 구도를 만들고 있어 예멘 내전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예멘은 통일의 기쁨도 잠시, 내전으로 인해 30여만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2000만명이 식량과 의료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18년 12월13일 UN 중재로 하디 정부와 후티 반군은 호데이다항에서 양쪽 병력을 철수하고 1만5000명 규모의 포로를 교환한다는 협정을 맺지만 내전을 끝낼 수 있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2022년 1월 17일부터 30일까지 아부다비 국제공항 및 정유 시설에 드론 및 졸파가르 탄도 미사일 공격을 가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3명의 사망자와 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남북이 통일된 예멘에서 재현되고 있는 남북 간 갈등과 내전을 보면서 한반도에 대입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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